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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일남이 겪고 있는 요즘의 일상. 본업과 블로그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에서 오는 딜레마

[로일남] 2019. 12. 10.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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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고라니, 지금의 나 같다.

 


 성공에 대한 열망이 컸다. 옛날부터 그랬는데 문제는 그런 열망이 굉장히 추상적이란 점이었다. 어느 결에 잘못 길을 들어 제도권 안에 순탄하게 편입되지 못한 삶이 되었고, 그 때부터 느낀 위기감이 가신 적이 없이 언제고 위기속에 있는 느낌으로 살아왔다. 아직까지도 삶이 안정되지 않았다는 불안한 마음에 진득히 공부를 해서 진작에 제도권에 편입하여 안정을 찾은 친구들의 일상적인 대화에 자연스레 녹아들지 못했다.

 나는 여전히 생이 완성되지 않은 미생같다 느꼈고, 완생으로 거듭나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를 했으나, 어떤 일이든 지속적이거나 전문성을 띄도록 몰입하지 못하고, 어찌어찌 지금과 같은 삶의 패턴을 가지고 바쁘고 정신없이 살아가게 되었다. 운이 좋게 취직한 직장에서 본업을 수행하면서도, 만족스럽지 않은 현실에 늘 발전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어 나 스스로를 계발하려고 애를 썼고, 삶의 방편으로 삼을만한 해결책이 보일만한 구석이면, 내가 비빌 건덕지는 없는지 기웃거렸다.


 제도권에 무사히 안착한 친구들의 혀를 차는 시선은 성공한 후 결과로 증명하겠다는 앞이 보이지 않는 기약으로 겨우 참을 수 있었지만, 사실 정말 종잇장 한장의 차이로 그 차이를 뚫지 못하여 인생의 갈림길이 이렇게나 갈라져버린 것에 마치 애초에 큰 간극이 있었던 것 처럼 구는 친구들이 야속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어서 성공해서 증명을 하고 싶었다.

 그나마 블로그 글쓰기라는 영역이 내가 하는 만큼, 내가 가진 센스로 얼마나 방문자수를 유입할 수 있는지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는 수익구조란 것을 파악했고, 나름대로 길을 잡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또한 괜찮은 수익구조로 만들어 놓는데 까지는 아직도 지난한 길이 예상되어, 새로운 시도와 꾸준한 노력이 동반이 되어야 할 것 같아 현재 여기에 가장 몰입을 하고 있다. 

 이 글쓰기라는 걸 계속한다는 것이 내 안으로 침전하여 내 내면 깊숙한 곳을 볼 수 있는 작업이 될지는 모르되, 사회적으로 원하는 류의 전문지식을 쌓아가는 과정이 아닌, 그저 나 스스로의 성찰 혹은 널리 알려진 정보들의 재조합을 통한 전시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렇게 전문성이 없이 나 스스로 가장 깊어지는 인간이 되어버리는 건 예술가로 거듭나지 않으면 사회적인 효용가치가 거의 없는 인간으로 되어버릴 것 같아서 객관적으로 나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지표들을 만드는 데 게을리 할 수도 없는 처지다.


 그래서 나는 공부를 해야한다. 뭐라도 공부를 해야하고, 명목상, 외부에 보여지는 걸로는 이미 공부를 하고 있으나, 실제는 본업 외에는 거의 자기계발이 아닌 블로그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는 실상에 마음이 어지러운 중이다. 블로그에 글을 써서 광고수익을 통한 경제적 성공을 이룬다는 신기루 같은 내 꿈이 있어서, 결국에는 블로그를 떠난 커뮤니티 홈페이지까지 확장을 하는 내 플랫폼을 언젠간 가지고 말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어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분야임에도, 이 분야를 하면서 내가 전공하는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는 것에 대한 게으름이 쌓여, 지식을 기반으로 내 아이덴티티를 증명하는 제도권 기준으로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가는 요즈음의 내 상태를 보면 답답함과 부족한 시간 때문에 오는 스트레스가 심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원래 본업에 충실하고, 충실한 본업 중 틈이 나서 간단하게 말을 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서 포스팅을 하는 것 외에 일과 후의 시간은 내 전공영역을 갈고 닦는데 매진을 하려고 몇 번이나 다짐을 했었다. 그런데 집에만 오면, 이야기를 하지 못했던 이야기거리들이 자꾸 생각나고, 성과가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블로그 포스팅을 다시금 하게 되는 것이다. 체력과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시간도 꼭 지키려고 하니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안다. 포기를 해야하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는 것을. 이 글도 결국 그렇게 하자는 다짐으로 마칠 것인 것도 아는데, 쉽지가 않다. 이것 저것 다 잘하지 못했던 과거 때문에 이것저것 모두 다 잘하고 싶어 난리다. 이미 늦었을 수도, 아직 늦지 않았을 수도 있다. 결과론적으로 되짚어 볼 수 있을 뿐이다. 성공하는 사람의 특성, 실패하는 사람의 특성을 운운하며 내 행동에 제약을 걸고 싶지는 않다. 내가 가는 길이 성공하는 길이라 믿고, 뭐든 열심히 하고 신나게 하고, 해야할 것 하고, 하지말아야 할 걸 하지 않는 삶을 계속 살게 된다면, 이것 저것 두마리 토끼 아닌 세마리, 열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인생으로 살게 될 것이라고 믿겠다. 


 주절주절, 아무리 주절대도 계속해서 주절댈 게 있으니, 천상 계속 주절거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짐은 다짐대로, 실천은 실천대로 가능한한 최선을 다하려 한다. 미련하게 굴겠지만 자기 기만은 최대한 하지 않게, 어떻게 되든 나 자신을 바로 보고,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겠다. 밤이 늦었다. 이게 반성인지, 답답함의 토로인지, 괜한 말이 길어져버렸다. 내일을 위해 자야겠다. 모두들 굿밤하시고, 추운데 건강관리 잘들 하시라. 딜레마는 안고 가든 털어내고 가야겠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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