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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도서후기] 인생만화책 이태원 클라쓰 후기

[로일남] 2019. 12. 28.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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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웹툰 이태원 클라쓰(광진 작)

 

 이태원 클라쓰란 웹툰이 있다. 다음 웹툰이 원작인데, 이미 완결이 난 웹툰이라 정주행을 하기 위해서는 결제를 해야한다.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ItaewonClass

이태원 클라쓰

각자의 가치관이 어우러지는 이 곳, '이태원'. 이 거리를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

webtoon.daum.net

 이태원 클라쓰는 요식업계 대부인 대기업 회장과 그의 아들 때문에 아버지의 죽음을 겪게 된 주인공 박새로이가 온갖 풍랑을 겪으며 결국 고생 끝에 이태원에 식당을 차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성공에 대한 훌륭한 서사로 이뤄져 있다. 전혀 지루할 틈없이 빠르게 전개되어 한 번 정주행을 시작해버리면 도저히 멈출 수가 없게 되는 스토리이다.

 구체적인 스토리 스포는 하지 않겠다. 감상문을 적기에 앞서 내 만화보는 취향을 말하자면 판타지보다는 현대물을 좋아하는 편이고, 대표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은 조금산님의 만화 전부, 윤태호님의 만화 같은 느낌을 좋아하는 편이다. 학원물이나 액션물도 보는 편이고, 가끔 개그만화도 보지만 그리 자주 보는 편은 아니고, 대체적으로 새로운 웹툰이 뜬다면 그림체와 스토리 전개를 보고 적절히 개연성이 있는 현실을 반영한 작품을 선호하는 편이다. 

 우연히 이 작품을 보고는 정말, 매주 전율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한주마다 한회차씩의 분량을 보다, 완결이 나고는 처음부터 정주행을 했고, 그게 모자라 단행본이 출간되자 전집을 사버렸다.

 

다음웹툰 이태원 클라쓰(광진 작)

 

 전형적인 성공담이자, 영웅적인 인물에 대한 서사를 그리고 있다.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으면서도, 이게 이렇게 돈과 시간을 바꾸는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진짜로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아갈 수 없을 것 같고, 그렇기에 이대로 있으면 안된다는 걸 깨닫고, 어떻게든 더 나아가려고 발버둥을 치며 블로그, 이직, 사업 등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와중에 이런 단비와 같은 작품을 보게 되어 정말 피가 끓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고민하며, 어쩔 수 없이 비겁하고, 타협하며 살아가는 내 모습과 전혀 다른 우직하고 꾸준한 진짜 남자의 이야기. 정말 성공을 할 수밖에 없는 교과서적인 서사였다. 

"막 성공 강연 같은 거 보면 다 뻔한 소리를 하는데, 사실 성공하는 방법 같은 건 누구나 알고 있는 거거든요. 그냥 미친듯이 빠이팅 하면 되는거에요. 그게 귀찮은거지" - 조이서

 맞다. 성공이란 거 누구나 할 수 있다. 공부하면 시험에 붙고, 일을 하면 돈이 벌리고, 일을 많이 하면 많은 돈이 벌린다. 돈을 많이 벌면서 일을 적게하고 싶다면, 그런 시스템 구축을 하는데 전력을 투구하면 될 일이고, 그 수익구조를 이해했다면 세팅을 해놓은 채 내용만 채울 수 있도록 직진만 하면 그만일 것이다. 길이 아니면 빨리 돌아나와 제자리를 찾고, 계속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생각을 열고 끊임없이 전력투구를 하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이든 간에 결국 이루게 될 것이다. 

 

다음웹툰 이태원 클라쓰(광진 작)

 

 하지만 누가 몰라? 몰라서 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람이란 게 그렇게 빠이팅을 하지 않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기 때문에 그 관성에 역행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전력투구를 하는 에너지를 뿜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성공을 하여 '어떤 사람'이 되서 '무엇'을 하면서 살아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사리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어떻게' 해야할지 알면서도, 그렇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그 원동력을 끓어올릴지를 모른 채 살아간다. 그래서 스스로 성공과는 멀어지는 삶의 궤적을 그리며 살아가다, 성공을 위해 눈에 띄게 고군분투를 하는 사람들에게 갖은 이유를 들어 성공할 수 없다고 낮게 판단해 버린다.

 작품 중 참을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전과자가 되어 감옥생활을 하게 된 주인공 박새로이를 만난 최승권(후에 동생이 된다.)은 감옥에 갇힌 전과자 주제에 책을 보며 미래를 꿈꾸는 박새로이가 고까운 마음에 주먹다짐을 하며 너는 천애 고아, 중졸, 전과자라며 해봤자 노가다나 원양어선을 타게 될거라고 말한다. 거기에 대한 박새로이의 답변은? 주먹으로 한대 맞은 피가나는 코를 슥 닦으며 무심히 말한다.

"내 가치를 네가 정하지마. 내 인생 이제 시작이고, 난 원하는 거 다 이루면서 살거야" 

 환상적이다. 그런 상황에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건, 이미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다 한 후에야 초연하게 나올 수 있는 말이 아닐까?

 

다음웹툰 이태원 클라쓰(광진 작)

 


 성공을 하지 못했지만, 머릿속에는 이미 성공한 이후의 내 모습이 훤하게 그려진다. 성공한 이후에 어떤 삶의 자세로 살아갈건지, 얼마나 훌륭한 일을 하며 멋진 인생을 살아갈건지를 생각해보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막대한 자산가가 된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상상하기가 너무 쉽고 즐겁다. 불어난 자산에 따라 알아가는 사람, 환경 등 내 주변 풍경도 많이 바뀔테고, 들을 수 있는 정보도 피상적이지 않게 폭넓고 깊어질테고, 그로 인해 내 운신의 폭도 한없이 넓어질거다. 그런 걸 활용해 얼마나 가치있는 일들을 할 수 있을까, 조금은 이기적으로 나와 내 주변만을 위해 사치를 부리기도 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내가 원하는 만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위대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도전해보고 싶은 것도 너무 많고 말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실제로 해결해나가야할 과제들이 너무 많아(일단 어떻게든 자산을 그만큼 쌓는 과정을 거쳐야 하니까) 과연 실현을 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앞선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도 이런 꿈을 꾼다.

보잘것 없던 대학생과 막 출소한 전과자, 흙밭에 끄적인 허무맹랑한 계획, 하지만... 모든 역사 속, 위인들에게 붙는 '위대하다'란 형용사는 그 허무맹랑한 계획을 실현시킨 사람들에게 붙는 수식어이다.. - 5권 중

 하.. 그렇다. 생각에 한계를 둬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정말,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얼토당토 않은 생각이라도 실현을 해버리면 모든 건 뒤집힌다. 누가 식민지배 시대와 전쟁을 겪었던 농업과 경공업이 주력이었던 대한민국에 고속도로가 놓이고, 산업이 발전해 반세기 만에 세계 열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나라로 성장하리라 생각했겠나? 정체되어 있던 조직 내에서 혁신적인 걸 시도했을 때 얼마나 반대 의견을 많이 받는지는 익히 겪어보셨거나 주위의 사례를 보셨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혁신적인 시도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면, 기존과는 달라진 합리적인 시스템의 작동에 사람들은 환호를 하게 될 것이다.

 생각을 하고, 명백히 플랜A~Z가 서지 않았더라도, 대충의 윤곽이 잡히면 도전을 해본다, 그리고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방향을 수정하고 또다시 도전을 하고... 그렇게 그릇된 방향으로 엇나가지 않고, 지치지만 않는다면 언젠간 소기의 성과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과연 등장인물들은 위대해졌을까?

 

다음웹툰 이태원 클라쓰(광진 작)

 

 그렇게 성공을 해서 어떠한 삶을 살고 싶은지 주인공의 입으로 들어보자. 

"제 말, 행동에 힘이 생기고 누구도 저와 제 사람을 건들지 못하는 - 어떤 부당함도 당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는 - 제 삶의 주체가 저인게 당연한 - 소신에 대가가 없는 -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 5권 중 강민정 이사에게 박새로이가

 이 부분에서 정말 환호성을 지를 뻔 했다. 그럴듯한 말 뿐인 다짐이 아닌, 주인공의 입을 빌어 나온 정말 무게가 있는 말이라 더 그랬다. 아마 작가님의 이상향이 아니었을까 한다. 실제로 이태원 클라스의 작가인 광진님은 인터뷰에서 박새로이는 자신과 다른 그저 이상향적인 존재라고 답변을 했다고 한다. 정말 이 이상적인 청춘의 감동적인 서사를 맛보고 싶은 사람들은 이태원 클라쓰를 꼭 한 번 읽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미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의 '인생 만화'가 되었다고 하니 그 내용은 작품에서 확인해보기 바란다.

 

다음웹툰 이태원 클라쓰(광진 작)

 

 작품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니체의 문구가 하나 나와서 이 말로서 글을 마무리하도록 한다. 

 몇 번이라도 좋다. 이 끔찍한 생이여. 다시! -니체

 부디 나의 인생 만화책을 여러분들도 즐겁게 보며 즐기시길 바란다.

 

다음웹툰 이태원 클라쓰(광진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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