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11월 11일 빼빼로데이? 농업인의 날? 가래떡데이?

[로일남] 2019. 11. 11.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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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1일은 여러가지를 기념하는 날이다.


1. 빼빼로 데이


 94년도 경상도 지방의 한 중학교 여학생들이 빼빼로처럼 키가 크고 날씬해지자며 빼빼로 과자를 주고받던 데에서 유래를 했다고 한다. 빼빼로를 제조하는 제조사들이 그럴듯한 스토리를 만들어 민간에 퍼뜨리는 마케팅을 하지 않았나 조심스레 추측을 해보지만 아무런 근거는 없다. 뭔가 꾸미고 만드는 걸 잘 못하여 기념일을 챙기는 데 크게 재능이 없는지라, 빼빼로 처럼 기성품을 주고 받도록 되어 있는 날이 오히려 편하다고 생각했는데, 정성 가득한 수제 빼빼로를 선물 받고보니 그저 마트에서 빼빼로 하나 덜렁 사서 주기도 머쓱하여 어떻게 기분좋은 선물을 할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내가 선물하는 게 젬병이라 상대방에게 최대한의 기쁨을 줄 수 있는 선물을 잘 하지 못하여 선택권을 주는 편인데, 이게 명품샵에 가서 "원하는 거 뭐든지 쓸어담아!"라고 대차게 내지르는 것도 아니면서, 좁은 선택권을 상대방에게 주어 오히려 부담이 되도록 하는 것 같기도 하여 뭔가 머쓱하다. 그렇다고 내가 판단해서 하는 선물이 상대방의 맘에 쏙 들지 않는 예쁜 쓰레기가 될 것을 염려하여, 최대한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기 위한 약간의 배려를 한다고 하는 것인데.. 조금 더 센스를 키워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다양한 빼뺴로 생산업체의 하반기 매출액 신장을 위한 기획적인 스토리텔링에 이렇게 놀아나는 어리석은 민초라고 생각을 하다가도, 뭐 사랑하는 이들에게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구실을 만들어준 거니 팍팍한 세상 중 하나의 설렘이라 생각기로 하고 조금 더 노력해보도록 한다. 


2. 농업인의 날


 11월 11일은 한자로 十一月 十一日인데 열십자와 한일자를 합치면 흙 토(土)자가 되기 때문에 흙토가 두번 겹치는 날이라 96년 정부에서 농업인의 날로 지정을 했다고 한다. 농자천하지대본(  )이라고 했다. 농사가 천하의 큰 근본이라는 뜻으로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쌀이 주식인 우리 나라에서 쌀이 있어야 밥을 먹을 수 있으니 그 쌀을 만들어내는 농사가 천하의 큰 근본이라 이야기하는 것이다. 비록 지금은 농업이 주요 산업이었던 시절과는 많이 달라진 시절이지만, 농업이 산업의 큰 부분을 차지하던 예전에는 농사가 잘 되어야 백성들의 삶이 안정이 되고, 백성들의 삶이 안정이 되어야 국가가 잘 된다고 여겼기 때문에 그만큼 농사에 힘을 써야 한다는 걸 기치로 내세워 강조를 했었다. 근현대사에 들어서 많이 발전을 했지만 여전히 식문화에서 쌀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매우 크기 때문에 일년에 하루 정도는 의미를 부여해 기념을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11월 11일이 농업인의 날로 지정된 것이 빼빼로 데이가 생긴 것보다 2년이 늦었기 때문에 빼빼로데이는 챙기지만 농업인의 날을 챙기지 않는 제조사의 농간에 빠진 어리석은 백성들 취급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그런 사실은 흔히 알려지지도 않았고, 아마 여러분들도 그 사실을 모른 채 두 개의 기념일을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보는 바이다. 뭐 어느 날을 어떻게 기념하면 어떠하랴, 마음 속의 경중은 사람마다 다를테니 말이다.


3.  가래떡데이


 이건 좀.. 그냥 11이 두개 늘어져 있는 것이 가래떡 처럼 긴 모양이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2006년부터 쌀의 소비를 촉진하고 젊은 층에게 전통의 맛을 알리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의 기념일을 지정한 모양인데, 농업인의 날의 번외버전인가? 굳이 기왕 있는 기념일 말고도 많은 명칭으로 의미부여를 많이 할 필요성이 있나 싶은 과한 기념일 지정이라 생각한다. 가래떡은 개인적으로 조청이 아닌 간장에 찍어 먹으면 꿀맛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뭐, 각각을 기념하게 된 시기와 의미는 다르지만, 여튼 하루 정도 특별한 날이라 여기고 약간은 들뜬 마음으로 사랑하는 이들에게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모두들 좋은 하루 보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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