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오늘의 다짐. 사고 싶은 건 너무 늦지 않게 사자. - 로일남/로또 일등에 당첨될 남자, 울프 노스텔지어... 꿈의 바이크

[로일남] 2019. 7. 14.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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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토바이를 사고싶었다. 안전문제가 있었지만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계속 오토바이를 포기하지 못한 것. 항상 핑계는 "돈 좀 더 모으면.."이었다. 내가 대략 사고 싶었던 모델들의 가격은 300만원 내외였다. 두바퀴 달린 탈것이 300만원 이상의 가격을 호가한다면 그건 내 기준에서 너무 비싸다고 느껴지는 것이었다. 성능은 좋을지언정 내가 이륜차에 투자할 수 있는 최고 액수는 대략 300만원 선이었던 것이다. 그 이상이 되면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걸로 봐서는 내게 있어 오토바이는 최대한 많이 투자해서 최대한의 성능을 가진 최신형을 구입하는 것보다는 300만원 아래의 액수로 가능한한 최대한 예쁜 디자인의 것을 구하는 것이 현명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해서 내 맘속의 드림바이크로 결정한 것이 바로 대만 SYM사의 "울프"시리즈인 것.

 

 개중에 내 눈을 한번에 확 잡아 끈 것은 바로 시대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모델 "울프 노스텔지어"였다.

 

울프 노스텔지어, 이미지 출처 : 네이버블로그

 

 저 예쁜 가죽시트와 사이드백이 보이는가? 가격도 착해서 신품이 겨우 328만원이었다. 내 맥시멈인 300만원을 넘었다만 저정도 디자인이라면 그 정도 오버되는 금액 정도는 충분히 부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언젠간 사정이 좀 나아지면 꼭 내 애마로 삼아야겠다, 다짐하고 있었다. 요즘들어 출퇴근길도 심심하고, 간혹 가벼운 짐을 들고 차막히는 시내길로 출장을 다녀야 할 일들이 종종 생기는 바람에 다시금 바이크를 타고싶다는 마음이 굴뚝처럼 솟아오르고 있었는데(물론 사정이 그리 나아진 건 아니다), 정말로 못 견딜정도로 지름신이 와서 몇 달치의 인생을 저당 잡아놓고, 빚을 져서라도 사버려야지 하고는 종일 인터넷 검색을 하고 오토바이 매장마다 전화를 돌렸었다.

 어.. 울프라는 기종이 신차가 더이상 나오지 않는단다. 몇 개의 매장에 문의를 한 것도 모자라 주말에 날을 잡고 북성로 오토바이 거리에 갔었다. 매장마다 죄다 혼다 커브가 가득했다. 그게 대세라며, 제품이 좋다며 설명을 해주시는데 도무지 귀에 들어오지가 않았다. 어떤 각도에서 봤을 땐 '어 예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가도, 경쟁사인 국내 대림사의 시티백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디자인 때문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나왔다. 

 

혼다 커브, 이미지 네이버 펌. 물론 시티백을 닮았다정말  디자인에 대한 의견은 극히 주관적일 뿐이다. 귀여운 맛도 있다고 느꼈으니 말이다.

 

 사고 싶은 게 생기면 길게 고민해보고, 그래도 사고 싶다면 사도록 하자. 한 번 정도는 길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나한테 정말 이 제품이 필요한 건지, 이 제품을 샀을 때 후회를 하지 않을지 면밀히 고민을 하고도 꼭 사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더 늦기 전에 사도록 하자. 마음에 드는 제품이 언제까지고 그렇게 계속 생산되지는 않더라.. 오토바이 구입을 생각하며, 내 기준에 디자인과 기능성이 모두 만족스러운 제품은 울프밖에 없었다. 디자인만으로라면 부캐너125라든가, 스코마디 스크램블러라든가 하는 대체재들이 존재했으나 잔고장이나 AS의 번잡성, 부품 수급의 어려움, 수입 대행사의 이유없는 수입중단 등 국내에서 사용하기에는 번거로운 점들이 많다고 생각되어, 그 내구성이 입증된 울프만큼 끌리지는 않는 것이었다. 사실 스코마디 스크램블러의 경우는 문의를 해본 적이 있으나 마침 품절이기도 했다. 다년간 울프에 꽂혀있다가 살 수조차 없게 되었다는게 너무 허무해서, 누가 탔는지도 모를 중고제품을 살 수는 없고, 다른 대체재가 나오지 않을까 고심하고 있는 중이다. 다시 스쿠터를 살까 싶기도 하지만, 이번엔 정말 울프를 사고 싶었단 말이다..

 다음번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언제든 돈 삼백만원 정도는 원하는 걸 언제든 살 수 있을 정도로 미리 준비를 해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서민경제에 여윳돈 삼백은 너무 큰 돈이라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 정말 아까움을 느끼고 꼭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신 충동구매는 말고, 면밀히 살펴본 후에는 사지못한 아쉬움이 아닌 알찬 소비를 했다는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겠다.\

 

 울프.. 어서 재생산라인을 돌리기 바란다. 멋없는 검은 시트 말고 가죽시트 장착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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