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인력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jpg

[로일남] 2020. 1. 2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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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직원들에게 줄 거 안 줘가면서(최저임금, 각종 수당) 일을 시키는 건, 뭔가 수익구조를 잘못 짠거 아니냐? 일회성으로 끝나버릴 프로젝트가 아니라 지속성을 가지는 사업 아이템이라면, 혼자 해낼 수 있는 맥시멈으로 일을 해내고 혼자서는 놓치는 물량이 많아지는데 이게 규모만 조금 커지면 훨씬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 싶을 때 사람을 구해서 “급여를 지급하고 내가 기획한 일의 일부가 되는 데 네 삶의 중요한 시기를 투자해 주는”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내 밑의 직원이 아닌 같이 일을 이끌어가는 사람이라는 사명감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해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게 아니라, 애초에 “너를 가장 낮은 질의 삶을 살기에도 허덕거릴 정도로 느낄만한 돈으로 부릴 예정인데 멘탈과 인격이 갈려나갈때까지 갈아버릴테니 너는 내게 수익을 한푼이라도 더 내놓을 수 있도록 뼈빠지게 일하고, 뼈가 빠지면 소송을 걸 생각일랑 말고 꺼지거라.”는 태도로 일을 부리고는 이새끼가 언제 뒷통수를 칠까 서로 경계하고, 서로 미워하고 그러는 건 정말 근시안적인 태도라, 본인의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어떠한 업적을 남기고 싶어하는 사업가가 가질 태도가 아닌 것 같다. 너무 멋이 없다. 본인은 수억을 넘게 벌면서 인건비가 수익의 큰 포션을 차지한다고, 마땅히 요구해야할 정당한 돈을 필요이상으로 지출되는 비용으로 여기는 태도는 일단 너무 쪼잔하다. 인생에서 달성할 목표가 “50억 모으기”따위여서, 모든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면서까지 다른 모든 걸 보지 않고 맹목적으로 달리기만 하는 것 처럼 보인다.

당장 일손이 필요해 낮은 급여로 직원 10명을 고용해서 수익을 이전보다 조금이라도 증가시키는거보단, 당장의 수익규모가 적더라도 이 분야가 장래성이 있으니까 계속해서 노하우를 쌓아가면 충분히 성공적인 업으로 키울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직원 한명의 삶을 안정시킬 수 있을 때, 한명 한명 모두 소중한 하나의 인간이란 생각을 갖고 직원을 더 두며, 사업의 규모를 확장해가는 게 좋은 생각이 아닐까? 뭐 나이브한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내가 사람을 쓴다면, 사업을 한다면, 그렇게 지속적으로 모두가 발전할 수 있는 사업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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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위 짤들에 나오는 사장의 입장이라고 생각을 해봤다. 어떤 아이템을 잡았을 것이다. 이를테면 뭘 만들어 판다고 생각을 해보자. 처음에는 혼자 손으로 뚝딱 만들어내니까 이게 쏠쏠하게 팔린단 말야. 근데 이게 장사가 잘 되는데 혼자서 하니까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의 물량을 못 만들어 내는게 아쉬우니까 규모가 조금만 더 커지면 돈을 훨씬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 그래서 친한 사람들 중 놀고 있던 사람 중 똘똘한 사람에게 연락을 하는거지. 야 나랑 일 좀 같이 하자. 내가 거의 다 할테니까 니는 단순한 것만 도와주면 된다, 해서 여전히 일의 중요한 부분은 내가 맡고, 일의 진행 속도에 도움이 될 만하게, 내가 일을 하다가 필요한 때에 시키는 일이나 할 정도의 직원을 두게 된거지. 이게 이 친구가 일을 하기는 하는데 여전히 일의 주요 부분은 내가 하고 이 친구는 내가 시키는 일만 하니까, 이게 뭐 회사라고 모양새를 갖춘 것도 아니고, 딱히 근로기준법을 지켜야 할 것 같지도 않고, 그냥저냥 일을 하게 된거야.

어라? 근데 이게 생각보다 경기를 잘타네? 규모를 지금처럼 둘 게 아니고 더 확장을 시켜야 하는데, 그러려면 사람은 더 뽑아야 되고 사람 한명당 수치적으로 계량이 될만큼의 수익증가가 되는 건 아니니까 모든 사람들에게 먹고살만큼의 넉넉한 월급은 못 주는거야. 대충 당장 먹고 살 정도의 최소한의 돈만 주면서 일단 일을 시키는거지.
사업이 어느정도 활황이 되고, 직원들이 하나 둘 늘기시작하면서 내 지갑은 갈수록 빵빵해져가고, 나는 새로운 세상에 계속해서 눈이 떠져가는데 굳이 내가 이 언제든 대체가능한 단순한 친구들에게 잘 대우해줄 필요성도 모르겠고, 나는 아랫사람들이 얼마나 일선에서 구르는지 직접 와닿지가 않으니 대충 중간관리자 선에서 적당히 불평불만을 커트하도록 심복 몇만 키워두는거지. 이제와서 전직원의 대우를 좋게 해주면 다달이 들어오는 내 배당금이나 급여에 영향을 줄지도 모르니까, 다음달에 바꿀 외제차가 조금 아깝게 느껴질지도 모르니까, 애써 눈가리고 아웅하는 한 세월을 보내게 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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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젊은 친구들이 안쓰럽게 살아보겠다고 뛰어다니는게 불쌍하지만 뭐 어쩌겠어, 쟤들은 나만큼 혜안이 없어서 이런 업을 스스로 하지 못하고 내가 시키는 단순한 일만 하고 있는 개돼지 같은 놈들이 아닌가, 다시 생각해보니 불쾌하군 똥멍청이 같은 놈들. 올해는 어떻게 해서든지 구실을 잡아 연봉 동결이나 감봉을 할 수 있도록 해봐야지. 적당히 부장 선에서 설득을 시키도록 해야겠다. 지들이 하는 게 뭐 있다고 해마다 돈을 올려달라는거야 내 돈을.. 감히.. 나같이 큰 꿈을 가진 사람에게 빌붙어 겨우 밥이나 먹고 사는 개돼지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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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런게 아니겠나 짐작만 할 뿐이다. 만약 내가 내 일을 하게 된다면, 내 스스로 일을 하다가 도움이 필요해 사람을 구하게 된다면, 적어도 내 직원들의 초봉은 4천부터 시작할거다. 4천 이상 평생 주며 인생을 책임질 자신 없으면 내 사람을 구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해본다. 누군가의 끝모를 성공에는 그걸 밑에서 지탱하는 쫄따구들의 피와 땀이 있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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