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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릇이 된 정치성향>

[로일남] 2019. 9. 18.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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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히 어떤 정치적 성향을 띄고 싶지 않았고, 페북을 시작하고는 남의 말 듣는 것 보다는 내 이야기나 실컷 하려고 한 건데, 내 말을 들어줄 이가 없어 무작위로 친구 신청을 하다보니, 정치적으로 흔히 우파라고 일컬어지는 성향의 친구들이 많아졌다. 빅 데이터를 활용하여 처음 흥미를 느끼고 친구추가를 한 낯선이와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추천친구에 뜨는 로직이 작동되었던 것 같다. 평소에 오프라인에서 친구들과 정치이야길 하거나 할 때 내가 취하는 스탠스도 추상적으로 오른쪽에 치우친 것 같기는 한데, 뭐 딱히 정치한 근거를 가지고 그런 건 아니었으니까, 좌우 비슷하게 친구를 추가해놓고 티키타카를 보는 게 더 재밌을 것 같은데 친구 목록 떄문인가 성향이 다른 이들은 친구신청을 잘 받아주지 않는게 아쉬웠다.

 서로 의견을 논박하여 옳고 그름을 따지거나, 서로의 입장을 피력해서 설득을 하려는 것보다는 입장을 정해놓고 무리를 이뤄 서로의 울타리 안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공감하고, 같은 입장을 가진 사람들끼리 비슷한 의견을 나누며 으쌰으쌰하는게 조금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면 좀 이빨이 세고 강경한 태도를 지닌 오피니언 리더가 생기기 마련이고, 꽤나 터프하게 의견을 개진하다보니 그를 위시해 많은 무리가 생기고, 그가 내세우는 명분이나 의견에 어느 정도 맹점이 있어도, 그걸 보충해 줄 카리스마로 입장을 이어가다보니 내 의견에 확신이 없어 긴가민가 하다가도 사람에 반해, 그 확고함에 반해 확신을 가지게 되고, 확신이 신념으로 변하면서 옳고 그름, 사리를 판단하는 데에 있어 눈을 흐리게 만들게 되는 것 같다.

릴레이 똥꼬빨기. 이 이미지 속에 담길 정도만 되어도 성공한 인생이라고 했던가

 굳이 누구를 편들고 싶어 그러는 게 아니란 걸 안다. 두고두고 지켜보니 좋고 바른 생각을 하는 것 처럼 보이는 저 사람이 하는 말이 거의 다 맞는 것 같고, 옳다고 생각한 것에 근거가 조금은 부족해도 심정적으로 믿고 싶은 게 있을 거고, 그러다 나중에 사실이 밝혀져도 내가 믿은 게 사실이 아닌 걸 쉽사리 인정을 못할 수도 있고, 나도 어느 정도 그런 경향이 있다만, 스스로 깨어있지 않는다면 정신적으로 휘둘리는지도 모른 채 그 진심이 이용당할 수도 있는 것 같다. 내가 가진 게 주체적인 1표인지 그저 버릇이 되어 자석처럼 따라가는 1표인지를 생각해봤음 좋겠다.

 그렇게 쉽게 동조하고 으쌰으쌰하는 당신들을 미워하거나 틀렸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나처럼 긴가민가 제대로 판단을 내리지도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사람보다는 확실히 진영을 정해서, 주체적으로 내세운 의견이든, 누구를 따라 단순히 동조를 하는 거든, 하고 싶은 말 감추지 않고 할 수 있는 건 정말 멋진 용기라 생각을 한다. 다만 그 용기가 조금은 모자라서 비슷한 사람들이 흘러가는 대로 흘러가는 모습이 아쉬울 뿐이다. 나와 의견이 같은 사람, 다른 사람 다들 이해한다. 반대편의 의견도 듣고 싶으니 추천친구에 전혀 다른 경향의 사람들도 좀 떴으면 좋겠다. 친추 신청하면 좀 받아주고.. 새벽이다. 지독히 편향적이지만 PC한 척 이야기해봤다. 나부터 잘해야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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