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후기/여행 후기

초겨울 2박3일 제주도 여행 후기

[로일남] 2019. 11. 26. 00:58
반응형

 지난 주 제주도 여행을 다녀와서 간략하게 다녀온 후기를 작성하고자 한다. 목요일 밤비행기로 갔다가 토요일 밤비행기로 돌아오는 조금 짧은 이박삼일의 일정으로 이곳 저곳을 다녀왔다. 제주에서 들린 명소나 맛집 등에 대해서는 추후 개별 포스팅에서 다룬 후 링크를 남기는 식으로 본문 수정을 할 생각이고, 지금은 그 개략적인 후기를 써본다.

티웨이 항공 야간비행 창밖풍경

 퇴근하고 밤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날았다. 사실 비행기가 처음이라 우왕좌왕했지만, 친절한 도움 덕분에 큰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 첫 비행을 무사히 마쳤다. 웹체크인부터, 짐 검사, 신체검사 등 수속을 밟는 모든 절차가 처음이라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나이가 들면서도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이 많다는 것이 좋고도 두려웠다.

 처음 비행을 해본 후기는 "무섭다"는 것이었다. 뭔가 안정적인 느낌이 아니었다. 세상에서 가장 안정적인 교통수단이 항공기라고 하지만, 국내의 사고율이 낮다 뿐이지 세계적으로는 항공기 사고가 종종 발생하기도 하고, 사고 발생시는 생존확률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무섭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앞으로도 탈 일이 많아질 것 같다는 예감과 함께 적응이 되면 좀 나을 거라는 희망을 가졌다. 이 세상 모든 안전문제가 해결 되길 바란다.

 낯설고 조금 무서웠던 첫 비행을 마치고 제주에 도착하니 늦은 밤이었다. 렌트카를 수령한 후 바로 예약된 숙소로 향했다. 시간이 너무 늦어서 따로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었고, 제주는 생각보다 꽤나 이른 시간에 가게들이 문을 닫았다.

제주 구좌읍 팬션 '조용한 생활'

 한시간 정도 운전을 해 예약해둔 예쁜 팬션에 도착했다. 집이 무척 예뻤고, '조용한 생활'이라는 펜션 명에 걸맞게 마을 전체가 조용했다. 바다와 조금 떨어져 있었고, 여느 관광지들과도 좀 거리를 둔 내륙 쪽에 있어서 한적한 편이었다. 조용하게 힐링을 할 수 있어 좋았다. 이런 집, 짓고 싶다고 생각했다. 숙소에 대한 후기는 따로 작성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 일행이 미리 짐을 풀고 내가 후발대로 도착해서 포스팅을 하기 위해 숙소 곳곳을 촬영하거나 하지 못했다. 숙소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네이버에서 "제주 조용한 생활" 또는 "구좌읍 조용한 생활"을 검색하면 후기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제주 구좌읍 펜션 조용한생활

 하루를 자고 일어났더니 이런 느낌이었다. 침대에서 도무지 일어나고 싶지가 않았다. 

제주 펜션 조용한생활
제주 펜션 조용한 생활
제주 펜션 조용한 생활
제주 펜션 조용한 생활
제주 펜션 조용한 생활
제주 펜션 조용한 생활

 테라스에서 내려다본 풍경,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일상에 쫓기듯 살아오다 이렇게 바빠 돌아가는 관광지가 아닌 조용한 제주의 한 시골집에서 실컷 자고 눈을 뜨는 것이 정말 힐링이 되었다.

어젯밤 마신 맥주 삼형제

 다음날 오전부터 여행을 위해 운전을 해야 했기 때문에 과음은 하지 않고 맥주 캔을 조금 비우고 잠들었었다. 몇 캔 정도의 기분좋은 음주와 편안한 잠으로 심신을 달랬다. 일어나서 테라스를 좀 거닐다 너무 평화로운 마을 풍경에 산책을 조금 하기로 했다.

제주 귤나무
제주 귤나무
제주 귤나무
제주 구좌읍 월덕로 거리

 제주도는 집집마다 귤나무가 적어도 한그루는 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란 걸 눈으로 확인했다. 귤들이 주렁주렁 나무에 달린 것도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저대로 하나 따서 맛을 보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동네를 산책하다 낯선이를 궁금해하는 마을 아주머니와 인사도 건네었다. 사실 인사라고는 하지만 "누구...?" "아... 마을 구경하러.." 정도의 끝을 흐리는 대화가 오갔다. 제주의 아주머니도, 이방인인 나도 꽤나 수줍게 굴었다. 

 같이 온 귀염둥이들이 채비를 하는동안 컵라면으로 아침을 챙겨먹은 후 동네 한바퀴를 산책하고는, 두번째 날의 코스인 우도로 향했다. 성산항에서 우도의 하우목동항으로 가는 우도행 여객선을 타고 우도에 도착했다. 마라도와 더불어 제주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이다.

우도 하우목동항

 우도에 도착해서는 스쿠터와 전기자전거를 하나씩 렌트했다. 예전에 제주도여행을 왔을 때는 내 오토바이를 배에 싣고 갔었는데, 이번엔 렌트카로 이동을 했으니 우도에 온 기념으로 간만에 오토바이를 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주행하다 파손될 걸 우려해서 차체 구석구석을 촬영해놨다.

우도 스쿠터 대여

 빨간색의 귀엽게 생긴 스쿠터였는데, 예전에 타던 스쿠터와 다른 종류였지만 감이 비슷해서 그리운 느낌이었다. 간만에 바람을 느끼며 달릴 수 있어 좋았다. 해안선을 왼쪽으로 끼고 시계방향으로 섬을 돌았다. 한바퀴 도는 데는 40분, 구경하고 밥을 먹고 이것저것 하는데 1시간 20분을 할애해서 두시간 정도면 관광이 가능하다 하였으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금 더 여유를 부려 시간을 넉넉하게 추가했다. 알고보니 엄청 빠듯한 시간이었지만.

우도 수제버거집 하하호호

 수제버거로 유명한 "하하호호"에 들렀다. 티비 프로에서도 소개될 정도로 맛집이라고 했다. 많은 손님들이 있었고, 주문을 하고 40분이 넘는 시간을 기다려서 겨우 버거 맛을 볼 수 있었다. 이 집에서 식사하느라 시간이 조금 빠듯했다. 요 집에 대해서는 별도의 포스팅을 해야지, 다 되면 링크할 거다. 

https://lo1nam.tistory.com/134

 

[제주여행기] 우도 수제버거 맛집 하하호호를 방문하다.

이박삼일 동안 짧은 제주 여행을 했다. 그중 두번째 날은 주로 우도를 방문했었는데, 우도에서 수제버거를 맛있게 하는 유명한 집이 있다고 해서 방문하였다. 유명인들도 방문을 좀 했고 방송도 탄 집이라고 하여..

lo1nam.tistory.com

* 별도의 포스팅을 다 해버려서 링크를 한다.

 

책방, 밤수지맨드라미

 수제 햄버거집 옆에 위치한 책방, 분위기가 좋았고 몇가지의 책들과 엽서 등의 소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가수 요조의 공연 등 문화행사도 종종 하는 모양이었다. 이런 문화공간, 정겹고 좋았다. 햄버거를 배불리 먹고, 서점을 구경한 후 다시 섬을 한바퀴 돌다 우도의 비양도를 둘러보았다. 협재에 있는 섬인 비양도와는 달리 다리로 연결되어 있었다.

비양도의 한가로운 오후

 말이 누워서 자는 광경을 처음 봤다. 혹시나 아픈걸까 싶어 가까이 다가가봤는데 코를 한창 골고 있었다. 한창 저러다 졸린 듯 멍하니 일어나서 게으른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고 뭔가 기분이 좋아져서 풀을 한 움큼 뜯어 말에게 먹여보려 하다가 주인 분이 하지말란 말씀을 하셔서 머쓱 물러났다. 평화로운 광경에 무례를 저질렀다.

우도의 해변
우도의 해변

 평화로운 우도를 뒤로하고 다시 제주도로 나오니 날이 어느새 어둑했다. 송당마을이라는 소품을 많이 파는 마을에 들렀다가 배가 고파져 식사를 하고 싶었다. 바닷가에 왔으니 회를 한 접시 먹기로 했다. 횟집 "일미도"에 들렀다. 횟감으로 도다리만을 쓴다는 집이었다.

제주 횟집 '일미도'

 이 횟집은 별도로 포스팅을 할 예정이다. 꼭 와봐야 할 횟집, 회도, 탕도 맛있었지만 꼭 와봐야 할 이유는 따로 있었다. 기분이 좋아진 횟집이었다. 회가 맛있고 가격도 괜찮으니 제주에서 회 생각이 나면 꼭 한 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제주 구좌읍 숙소 조용한 생활

 일과를 마치고 숙소로 들어왔다. 예쁜 조명 소품을 켰다.

제주 세화 해변

 아참, 숙소에 가기 전에 횟집 근처 바닷가를 조금 거닐었다. 예쁜 바다였다. 낮은 더욱더 예뻤다. 

 바다를 거닐다 숙소로 돌아와 야식으로 맥주 몇 캔을 하고 잠이들었다. 마지막 날도 푹 자고 일어났다. 마지막 날의 첫 행선지는 다랑쉬오름이었다. 수많은 오름 중 가장 높은 오름이었는데, 이도 별도로 포스팅을 하려 한다.

제주 다랑쉬오름

 마을 뒷산만한 높이의 등산로를 오르면 화산 폭발로 생긴 분화구를 볼 수가 있었다. 장관이었다. 풍경도 좋았고, 등산도 좋았다. 실컷 땀을 뺐더니 배가 고파서 돈까스를 먹었다. 돈까스 집도 별도로 포스팅해야지, 이거 뭐 별도로 포스팅할 게 너무도 많아졌다. 바빠지겠는걸? 

림 드로우, 돈까스 전문점 호자의 부속된 미술 전시관

 돈까스도 배불리 먹고 좋은 그림도 감상했다. 이것도 포스팅해야지.

 돈까스 후에 공항가기 전 마지막 코스인 섭지코지를 들렀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매우 많았다. 수년 전 중국인 관광객들이 범한 무례에 불쾌감을 느낀 곳이기도 한데, 이번엔 그런 일은 없었다. 말도 타고, 경치도 구경하고, 좋았다. 한가지, 이 섭지코지에 예식장이 위치하고 있었다는 게 신기했다. 이런 멋진 곳에서 결혼을 한다면 그 자체가 예술일 것 같았다. 단지 여기서 결혼하려면 하객들을 위해 비행기 티켓을 다 하나씩 돌릴 정도로 경제력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결혼하고 싶다.

섭지코지

 예뻤던 섭지코지를 마지막으로 제주 공항으로 향했다. 여행 막바지 일정이 겹쳤나, 차가 꽤나 막혔다. 저녁식사를 할 곳을 물색해놨지만 비행기 시간이 임박해 밥을 제대로 먹을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예상시간보다 이십분 정도 늦게 식당에 도착했다. 

흑돼지전문점, 제주고집
흑돼지 전문점, 제주고집

 다행히 초벌이 되어 나오는 돼지고기집이었고, 종업원이 친절하게 고기를 다 구워주는 바람에 엄청 빠르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고기는 정말 맛있었다. 제주에 와서 흑돼지를 꼭 먹어보고 싶었는데, 기대를 충족하게 해주는 맛이라 이도 별도로 포스팅하기로 한다.

 급하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렌트카를 반납한 뒤 렌트카회사 셔틀을 타고 공항에 도착해 면세점을 조금 구경하다 비행기에 탑승했다. 오는 길 역시 무서웠지만, 손을 잡아주는 이가 있어 안심을 하고 올 수 있었다. 

 즐거웠다.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되어 좋았다. 아참, 여행경비는 비행기, 숙박을 제외하고는 인당 15만원이 채 들지 않았다. 비행기 10만원 후반대(기억이 잘 안남), 숙박 10만원대(이것도), 정도를 치면 이박삼일에 40만원 정도를 쓴 것 같다. 뭐 많이 썼다면 많이 썼지만, 결코 아깝지 않았다. 

 많은 힐링을 하고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온 여행이었다. 처음 비행경험을 해본 것이 제일 컸다. 앞으로도 비행기를 많이 탈 수 있는 인생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과, 그렇다면 무서운 건 조금씩 적응되며 괜찮아질 것인가 하는 걱정이 함께 들었다. 간단하게 적는다고 적은 후기가 꽤나 길어졌고, 쓰다보니 쓰지 못한 말들도 많고, 글이 이리저리 난삽한 것도 같다. 기억이 나는 곳들은 개별적으로 자세히 포스팅을 다시금 한 번 할 예정이니, 막 써버린 이 글에 대한 아쉬움은 그걸로 달래야겠다. 

 모두들 즐겁게, 아프지 않게 살아가길 바란다. 누구도 상처받지 않고, 아프지 말고, 행복하고, 행복했음 좋겠다. 끝.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