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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대북문 맛집 끝소, 숙성 소고기의 끝판왕 데이트코스로 좋아

[로일남] 2020. 7. 13.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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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소 경북대 직영점

 늘 그랬듯이 고기가 먹고 싶었다. 저번에 지인에게 경북대 북문에 끝소란 곳이 그렇게 맛있고, 좋다는 이야길 들어 귀염둥이와 함께 방문하게 되었다.


- 상호 : 끝소

- 전화번호 : 053-587-9292

- 영업시간 : 매일 16:00~00:00

- 인스타그램 : http://www.instagram.com/the_lastbe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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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대 북문 로데오거리에서 봉대박 방면 골목으로 쭉 내려가다 보면, 좌측에 위치하고 있다. 길의 끝 쯤에는 끝돈이란 돼지고기구이 전문점도 있던데, 형제 가게로 보인다.


소고기구이로 유명하다기에, 그저 흔한 고기집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고기 먹는다는 기분 좋은 생각으로 가게를 찾았다.

손님으로 가득찬 끝소

 여섯시가 조금 넘었을 뿐인데, 가게는 만석이었다. 아니, 이렇게 인기가 많단 말이야?

끝소의 메뉴판
끝소의 대기현황표

 친절하게 대기현황표가 화이트보드로 있어, 이름과 연락처를 적어놓고 근처 공원에 가서 카트라이드를 하면서 차례를 기다렸다. 곧 전화 오겠지 생각했던 게 45분이나 기다렸다. 사람을 이렇게 기다리게 했으면 그만큼 맛이 있어야겠지? 오래 기다리다 가게로 들어갔다.

 탁상형 테이블 두개와 나머지는 바 테이블로 이루어져 한 번에 많은 손님이 들어갈 수 없었고, 식사시간이 대략 1시간 정도 걸리는지라 조금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미리 알고 가시면 좋겠다.

주문을 위한 태블릿 피씨

 벨을 누르거나 종업원을 부르지 않고, 테이블마다 비치되어있는 태블릿 피씨로 주문을 하는 시스템이었다. 주문에 대한 응답도 정말 빠르고, 벨을 눌러서 일일이 사람에게 주문을 하지 않아도 돼 편리했다. '와규 오마카세'를 주문했다. 

 원래 오마카세란 말은 '맡긴다'는 뜻의 일본어로, 손님이 요리사에게 메뉴 선택을 온전히 맡기고 요리사는 가장 신선한 식재료로 제철 요리를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하는데, 여긴 직접 고기를 구워먹는 시스템이라 적합하지는 않은 듯 하나, 한 부위가 아닌 다양한 부위가 나오는 걸 보고 이 메뉴를 주문했다. 

끝소 기본 밑반찬

 기본 밑반찬이 정갈하게 차려졌다.  숙주볶음, 갓김치, 고추 장아찌, 고춧가루에 절인 단무지, 파 절임이 나왔고, 소스로는 짠맛이 덜한 보리소금, 와사비, 타레소스, 페퍼소스, 된장소스가 주어졌다. 소고기를 먹기에 적절한 밑반찬과 소스였다. 개인 화로가 있어, 고기를 알아서 구워먹는 시스템이었다. 불판이 크지 않아 한두점씩 집중해서 구워먹기에 좋았다.

끝소 와규 오마카세

 메인 메뉴가 나왔다. 부위별로 고기가 구분되어 나왔는데, 평소 들어보지 못한 부위들인 것 같아 재미있었다. 특히나 울대, 소막창, 소대창, 우설을 합쳐 호르몬류라고 하는 것이 신기했다. 호르몬이라고 하면 테스토스테론이나 에스트로겐이 생각났는데 말이다.

라무네 소다

 탄산음료가 필요할 것 같아서 라무네 소다를 시켰다. 조금 밍밍한 사이다에 복숭아향을 첨가한 맛이었다. 고기 먹을 때 탄산은 사이다가 더 맛있는 걸로.

베스트 그릴링&소스초이스

 먹는 순서와 부위별 굽기 정도와 찍어먹는 소스를 조언해주는 판이 있었다. 굽기 정도는 항상 웰던을 선호하기에 따라하지 않았지만, 소스 초이스는 참고를 해보기로 했다. 이제 식사를 시작해보자. 위 사진에는 짤렸지만 왼편에는 먹는 순서까지 조언해주고 있었는데, 삼각살 → 치마살 → 호르몬류 → 샤또브리앙 → 설화살 순으로 먹기를 조언하고 있었다. 전문가의 말씀을 따라보기로 한다.

우선 삼각살이다. 

 삼각살을 한점 올렸다. 우선 고기 본연의 맛을 봐야겠다.

잘 익은 삼각살

 삼각살은 추천대로 타레소스, 와사비, 페퍼소스 세가지를 찍어 먹었다. 달큰하니 스테이크를 먹는 느낌이었다. 숙성이 잘 되었는지 육질이 아주 좋았다.

 이제 고기 본연의 맛을 즐겼으니, 치즈를 구워 고기와 함께 먹어보기로 한다. 구워먹는 치즈를 주문했다.

 치즈를 구워 소고기 한점과 함께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음식 본연의 맛을 덮는 구운 치즈의 맛. 모든 음식을 피자화 시켜서, 어느 미식가들은 뜨거운 음식에 치즈를 곁들이는 걸 질색하는 사람도 있다는데, 나는 뭐 이것도 꽤나 맛있었다.

 아니, 고기에 금가루가 입혀져있다. 이거 항상 만석인 가게의 손님들이 며칠동안 먹는 금가루들을 긁어모아보면 금값이 장난 아니지 않을까? 생각을 해봤다. 쓰잘데 없는 생각이었다.

치마살

 다음은 치마살을 얹었다. 고기를 한점만 올리니 굽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리고 해서, 두점씩 굽기로 했다. 

잘 구워진 치마살

 잘 구워진 치마살은 타레소스, 보리소금, 와사비와 함께 곁들여 먹었는데, 이거 정말 맛있다. 소스 탓인가 해서 앞의 삼각살을 소금에 찍어먹어본 귀염둥이가, 별로 맛이 없다고 했는데 이상하게 이 치마살은 보리소금에 와사비, 타레소스와 너무 찰떡으로 잘 맞았다. 저 레시피는 도대체 누가 연구한 걸까 정말 신기하다. 가급적이면 조언하는 대로 식사를 하시길 추천드린다.

 우설

 먹방 전문 유튜버 벤쯔님이 몰락하기 전 예전 소고기 먹방 영상에서 100만원치 먹는 영상을 찍으며, 이 우설이란 부위를 먹는 방송을 본 적이 있는데 그걸 보고 꼭 한 번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부위였는데 이렇게 먹게 되었다.

우설

  우설은 타레소스와 페퍼소스, 보리소금을 찍어 먹으면 된다. 상상했던 그맛이다. 쫄깃쫄깃 서걱서걱한 맛이다. 소고기의 부드러운 맛이 아닌 씹는 맛이 좋은 부위였다. 귀염둥이와 호불호가 갈렸다. 나는 정말 맛있다고 생각했고, 귀염둥인 아니었다. 참고로 나는 연어 등의 붉은살 생선을 날것으로 먹는 식감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고, 귀염둥인 정 반대로 곱창이나 소의 떡심 같이 쫄깃쫄깃 질겅질겅한 식감을 싫어하는 편이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울대, 막창, 대창 

 나머지 호르몬류들을 다 올려서 구웠다. 

 울대는 오돌뼈같은 식감이었다. 나는 나쁘지 않았는데, 귀염둥이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맛. 오도독 하고 고소한 맛이 맛있었다. 울대는 타레소스와 보리소금을 찍어 먹었다.

막창

막창은 돼지막창과 크게 다른 맛이 아니었다. 된장소스와 보리소금을 곁들여 먹었는데 쫄깃하고 맛있었다.

대창

대창은 타레소스와 페퍼소스를 찍어 먹었는데, 기름기가 좀 있어 내 취향은 아니었다. 귀염둥이는 좋아했다.

샤또브리앙

 개인적으론 가장 맛있는 부위였다. 고기가 두툼해서, 레어나 미디움보다 웰던을 선호하는 나였기에 좀 많이 익혀먹으려 했지만, 레어로 익혀 보리소금과 와사비를 찍어먹으란 조언이 있어, 차마 레어까지는 못하고, 겉은 익고 속은 조금 덜 익은 미디움 정도로 익혀 먹었는데 이거 정말 개 존맛이었다. 정말 맛있었다. 피가 뚝 떨어지는 식감이 아니었고, 쫄깃하고 부드럽고, 정말 맛있었다.

흔들린 사진

너무 맛있어서 심지어 사진까지 못 찍을 정도였다...

설화살

 마지막으로는 설화살을 구워먹었는데, 이건 뭐 별 특징적인 맛이 없었다. 앞의 고기들이 인상적이어서 그랬나, 그저 부드러운 소고기를 먹는 맛이었다. 마무리로 괜찮았다. 이 부위는 미디움으로 구워 모든 소스들을 다 찍어먹으란 조언이 있었다. 조언대로 먹었다. 

 고기를 어느 정도 구워먹고 나서는 식사를 시켰다. 고시히카리 공깃밥과 소고기 된장찌개였다. 뭐 일본의 쌀 품종으로 밥맛이 있다고 하던데, 딱히 그건 잘 모르겠다. 그냥 밥맛이었다. 약간 질게 된 밥과 된장찌개였다. 된장찌개는 정말 맛있는 편이었다. 맛있는 고기에 밥과 찌개로 마무리하는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둘이서 배불리 먹고 나온 금액은 무려 53,000원. 소고기 식사치고는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이었다. 가장 맛있다고 생각한 샤또브리앙이 국내산 육우였고, 나머지 부위들은 수입산이었다.


■ 총 평 (별점 ★★★★★ 5/5)

- 인테리어, 분위기, 친절도, 음식 맛 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아마 소고기가 먹고 싶은 날이 있다면 특별히 한우가 먹고싶은 게 아닐 때 종종 들려볼 것 같다. 재방문 의사가 엄청 많은 곳이었다.

- 안의 테이블이 많지 않아 수용할 수 인원이 한정되어 있고, 고기를 굽는 음식의 특성상 식사시간이 조금 걸리기 때문에 일찍 가지 않으면 조금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우리도 45분을 기다려 식사할 수 있었고, 식사를 마치고 나왔더니 밖의 대기 의자에 사람들이 많이 앉아 있었다. 일찍 가거나, 시간의 여유를 두고 가거나 해야할 것 같다.

- 본인이 먹을 고기를 본인이 알아서 적당한 굽기로 구울 수 있도록 집게를 사람 수만큼 줘서 편하고 좋았다. 

- 주문이 대면 방식이 아닌 태블릿으로 이뤄졌고, 추가 주문시 바로바로 음식이 나오는 반응속도가 마음에 들었다. 

- 스페셜 오마카세 케이크라고, 여러 부위를케이크에 쌓아 나오는 코스도 있던데, 다음에 고기가 많이 먹고 싶은 날에 한 번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는 맥주라도 한잔 할 생각이다. 술을 한잔 하기에도 좋은 메뉴라고 생각했다.

- 이건 귀염둥이의 의견인데, 썸을 타는 사이에 오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각자 집게가 있고, 고기를 구워야 하니 뭔가 분주하게 할일이 주어져 어색한 순간이 없어지는 효과가 있으려나? 분위기도 좋고, 메뉴도 괜찮고, 꽤나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했다.

- 음식도 마음에 들었고, 새롭게 먹는 방식이 좋았던 집이다. 다음 번엔 꼭 한잔 술과 함께 재방문을 해볼 생각이다. 맛있는 숙성 소고기 오마카세를 먹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방문해보시길 추천드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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