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후기/맛집 후기

부산 태종대 욜로조개구이, 적절한 가격에 푸짐한 조개구이 한상

[로일남] 2019. 8. 20.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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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포스팅에서 부산 라발스 호텔로 호캉스를 다녀온 이야길 했습니다. (오션뷰가 끝내주는 부산 라발스호텔에서의 호캉스, 새로운 경험→클릭) 처음으로 호캉스란 걸 즐기며, 간만에 부산에 놀러왔으니 맛있는 걸 먹으러 가고 싶었습니다. 내륙에서는 자주 먹지 않는 메뉴로 고르고 싶어 조개구이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조개구이라면 몇 년 전에 태종대에 놀러와서 먹었던 기억이 나 마침 호텔에서 그리 멀지도 않고 하니 예전의 기억을 더듬어 한 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예전과는 조금 달리 가게들이 정비된 모습이었고, 포장마차 형식으로 바닷가에서 먹는 식의 가게들은 다 뭍으로 철수를 한 것 같았습니다. 뭐 한 번 스치듯 와봤을 뿐이라 어떤 집으로 갈지 생각을 많이 하다가 "태종대 조개구이"라는 키워드로 인터넷 찬스를 썼고, 그 중 가장 리뷰가 많은 가게를 선택해서 가기로 정했습니다. 바로 "태종대 욜로조개구이" 집입니다. 

 조립식 건물로 1,2층을 홀로 쓰고 있었습니다. 1층은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을 완비했고, 2층은 단체석을 완비했다고 합니다. 혹여나 바닷가 경치를 보며 먹을 수 있을까 하여 2층에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주소 : 부산 영도구 감지길87번길 21(동삼동 1035-29번지)

평일 12:00~16:00 런치타임

매일 12:00~02:00(open&close)

 여러 가게들이 앞다투어 호객행위를 했지만, 안쪽에 자리잡고 별달리 호객을 하지 않기에 스윽 들어가봤습니다. 리뷰가 가장 많았기에 진짜 맛집이어서 리뷰가 많든, 사장님이 마케팅에 신경을 썼든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저런 티비 프로그램에도 출연을 했나 봅니다. 리얼맛집이라고 하니 기대를 하고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욜로 조개구이를 방문한 많은 사람들이 남겨준 실제 인스타그램 후기라고 합니다. 원래 후기야 좋은 이야기들이 가득하지, 나 로일남은 냉정한 관점으로 음식평가사가 된 것마냥 먹어주겠어, 다짐을 하고 올라가봅니다. 소문이 과장된 것인지.. 진짜 맛집인지는 먹어보고 판단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층에도 어린이들 놀이공간이 있는 홀이 있었지만, 바다의 전경을 보며 조개를 먹고싶었고, 아이들도 없으니 굳이 내려가지는 않았습니다.

 

 대략 홀의 전경은 이러합니다. 사장님은 가게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으신 분이었습니다. "왜 이 가게는 후기가 다른 가게 에 비해 많습니까? 따로 마케팅을 하시는 겁니까?"란 질문에 "따로 마케팅을 하는 건 아니고, 네이버로 예약한 사람들이 주로 후기를 많이 남기시는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네이버로 미리 예약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 그 예약을 한 김에 후기도 남겨주는 경우가 많은가 봅니다. 그런 후기들이 하나둘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내어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었겠죠. 의도였든 아니든 네이버 예약 전략이 홍보에 좋은 것 같았습니다. 

 10만원 이상 현금이나 계좌이체로 결제시 기프티상품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조금 많은 인원이 간다면 이벤트에 참여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음료는 셀프로 갖다먹는 시스템, 뭐 알바나 손님이나 서로 덜 귀찮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조개구이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치즈나 떡사리, 옥수수콘, 번데기 등의 사이드메뉴들을 리필할 수 있었습니다.

평일 런치의 경우 저런 세트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조개구이 + 볶음밥 or 해물라면이 2인 기준 4만원

장어구이 + 볶음밥 or 해물라면이 2인 기준 5만원

해물모듬 + 볶음밥 or 해물라면이 2인 기준 4만원이라고 합니다.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중에 평일 점심을 먹으러 태종대까지 갈 일이 있을까 싶지만, 인근 주민이라면 잘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까이 있어서 더 안가려나.. 언젠간 자본주의의 굴레에서 벗어나 평일 낮에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몸이 되면, 이런 평일 이벤트하는 식당들을 다 찾아가서 즐기고 싶네요. 아 그때가 되면 저렴하게 먹는 거에는 별로 관심이 없으려나.. 그저 비싸고 양 적은 음식들만 찾으려 다니려나..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이죠.

 욜로 조개구이점의 메뉴판. 블로그 포스팅을 위해 이리저리 쑥쓰럽게 기웃거리며 사진을 찍고는 조개구이 소자와 음료를 시켰습니다. 괜히 블로그 포스팅을 할 깜이면 깐깐해지는데 여기는 어땠을까요?

음식 사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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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콩나물 국, 크게 짜지 않았고 심심한 것이 시원했습니다. 나중에 떡볶이와 라면사리를 끓일 육수 역할을 담당하는 콩나물 국물입니다.

조개를 구울 불이 들어왔습니다. 연탄이었습니다. 숯불이면 조금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사방이 탁 트여있어 가스에 중독되지는 않을 것 같아서 참을 수 있었습니다. 밀폐된 공간이었다면 조금 힘들지 않았을까 합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지만, 식사에 그리 크게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습니다.

조개구이 소짜의 위엄. 조개란 게 막상 먹어보면 껍질이 대부분이고 먹을 게 없을 줄 알았습니다. 수년 전 태종대에 조개구이를 먹으러 왔을 때 터무니없는 가격에 각 조개마다 조개가 반토막 잘려서 나왔던 기억이 났거든요. 일단 조개 껍데기 하나에 조개 한마리가 통으로 들어가 있음에 고개를 끄덕거렸습니다. 일단 배부를지는 모르겠지만, 모자라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만한 비주얼이었습니다. 꽤나 푸짐하게 나온듯 합니다. 양 만큼 막상 먹어봐야 알겠지만요.

가리비를 두마리 얹고 다진 양념에 콩나물 육수를 부은 국물을 끓이며 조개를 구웠습니다.

그 위에 치즈를 살살 뿌려서 녹여먹으니 꿀맛이었습니다.

저렇게 한 방향으로 굽다가 조개 껍데기가 약간 그슬리는 자국이 나면 180도로 뒤집어서 앞뒤만 바꿔줘도 곧 조갯살이 껍데기로부터 떨어져 쉽게 먹을 수가 있었습니다. 사장님이 알려주신 꿀팁이었습니다. 친절하게 먹는 노하우를 가르쳐 주셔서 좋았습니다. 서비스가 좋았음.

치즈가 쭉 늘어진 그대로 먹어도 보고,

초장에 듬뿍 발라 먹기도 했습니다.

너무 구워서 조개살이 질겨지기 전에 야들야들하고 뜨거운 상태에서 먹으라고 했습니다. 저는 씹는 맛을 좋아서 조개라면 조금 질긴 식감을 좋아하긴 했지만 사장님의 안내대로 먹어보니 그 또한 꿀맛이었습니다. 야들야들한 조갯살이었습니다. 쫄깃하게 먹고 싶으면 조금 더 익히면 됩니다.

조개를 계속해서 굽고 대하도 올립니다.

 

버터도 올라가 있습니다. 치즈와 살살 녹여서 먹으면 그맛이 일품입니다.

조개를 조금 먹고난 후에는 아까 올려둔 육수에 라면사리와 떡사리를 원하는 만큼 넣고 팔팔끓여먹습니다. 콩나물 육수에 해물이 우러나고 치즈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맛있는 치즈 떡라면이 됩니다.

옆으로 보면 저렇게 옆 가게의 옥상을 지나 바다가 보입니다. 조개구이를 먹다보니 어느새 어두워져있었습니다. 저녁노을을 지나, 배들이 켜놓은 반짝이는 불빛을 배경으로 평화롭게 조개구이를 즐겼습니다. 마침 엄청 덥지 않은 날씨라 선선하게 좋은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먹방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조개에 얹어진 특유의 양념장과 함께 먹으니 맛이 좋았습니다. 

조개 옆에서 쉬지 않고 굽히던 녀석을 이제 먹어줘야겠습니다. 머리를 떼고 몸통 먼저 한입에 먹었습니다. 껍질을 굳이 깔 필요도 없이 와그작 씹어서 다 먹었습니다. 바삭한 식감을 좋아하거든요.

잘 굽힌 새우 대가리 또한 일품입니다. 몸통보다 조금 더 고소한 맛이 느껴지고 바삭한 껍질의 식감이 좋았습니다.

 이제 밥을 먹기전 구이의 마지막, 전복으로 화룡점정을 찍었습니다. 살아있는 전복을 굽고 조금 익었을 때 직원분이 전복이빨을 제거해주어 한입에 통째로 먹을 수 있었습니다. 역시나 쫄깃한 식감을 좋아하는지라 조금 많이 익혀서 먹었더니 그 맛이 정말 너무 좋았습니다. 쫄깃하고 오동통통한 식감, 입에 꽉차는 전복의 풍미를 느꼈습니다.

조개와 전복, 새우를 실컷 구워먹고 배가 살짝 불러왔지만, 볶음밥이 되게 맛있게 보여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볶음밥 하나 시켰습니다. 

역시 볶음밥의 마법은 김가루에 있다고 보입니다. 조개살이 적절히 섞여들어있는 조개볶음밥, 쫄깃하고 고소하고 정말 식사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모자람이 없었습니다.

요거는 보너스, 뭔가 아쉬워 치즈사리를 잔뜩 넣은 치즈 떡볶이를 조금 더 먹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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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맛있게 잘 먹었을때만 첨부한다는 잔해 사진. 조개껍데기와 박박 긁어먹은 볶음밥 프라이팬이 모든 걸 말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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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문서와 카드 매출전표, 조개구이 소자(40,000원), 조개볶음밥(5,000원), 음료(2,000원) 해서 47,000원이었습니다. 태종대라는 꽤나 유명한 관광지에서 이정도 가격에 이정도 퀄리티의 조개구이를 먹는 건 정말 가격대비 만족이 큰 것이었습니다. 수년 전에 조개를 반토막 내면서 가격은 후려치면서 뒤통수를 쳤던 집이 어딘지는 기억하지 않지만, 요런 숨은 맛집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쁜 마음입니다. 

 부산에 간다, 특히나 태종대에서 조개구이가 생각나신다면 길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맛있게 먹었고, 또 조개구이가 생각난다면 이 집 갈 생각입니다. 

결제하면서 맛있게 잘 먹은 마음에 그냥 기분이 좋아져서 "구독자 150만명의 파워블로거인데 내 리뷰를 잘 써드리지"라는 허풍 섞인 헛소리를 하면서 나왔는데(실제 구독자 1명도 없음.. 일방문자수가 100명도 되지 않음), 그러거나 말거나 평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태도를 보이셨습니다. 글 초입부터 "이집 절대 가지마세요"란 식으로 쓴 어느 블로그의 악성 리뷰가 있었다고 하는데, 거기에는 당당히 항의를 하는 식으로 대처를 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평을 쓰더라도 음식과 서비스로 승부를 하겠다는 생각, 뭐 이정도면 조개구이로는 오래갈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방문한지 조금 지난 후에 쓰는 후기라 생생할지는 모르겠으나 꽤나 만족스런 집이었습니다. 

 부산 영도의 라발스호텔에서 호캉스로 시원하고 쾌적한 휴가를 즐기며, 저녁에 태종대까지 나와서 조개구이 맛집을 찾아버려서 이번 휴가는 꽤나 괜찮았습니다. 여러분들도 조개구이가 생각나신다면 태종대의 "태종대 욜로조개구이"집 추천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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